Menu
Language

한국 영어교과서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How are you’의 숨은 뜻

한국 영어교과서

‘How are you?’라는 영어표현은 한국에서 기초 영어과정에 들어있는 회화 표현이다.

학창시절 영어과목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더라도 외국인에게 ‘How are you?’라는 질문을 들으면 ‘I am fine, thank you and you?’ 라는 문장이 반사적으로 나올 정도로 교과서의 영어대화문(Dialog)에 늘 빠지지 않고 나왔던 문장으로 기억한다. ‘How are you?’에 대답하는 여러가지 영어 표현이 있는데, 오늘 이 글에서는 ‘How are you?’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어떤 영어표현으로 대답을 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기 보다, ‘How are you?’가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었는 지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며 대답할 수 있는지를 얘기하고자 한다.

에피소드 

미국으로 이민 오기 전, 한창 지인들을 만나며 인사드릴 때였다. 정말 오래간만에 만난 대학 동창인 친구 수현이랑 카페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수현이가 불쑥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일하는 건물에 학원이 여럿 있는데 그 중 한 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 한명이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꼭 “Hi, how are you?”라고 말하며 순식간에 옆을 지나가는데 그 짧은 순간에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저 먼치에 지나가고 있는 원어민을 두고 머리 뒤통수에 대고 대답을 하기도 어색하고, ‘Good, thank you. How are you?’라고 아무리 빨리 대답을 한다해도 상대방은 이미 나를 지나쳐 가버려 상대방의 답을 듣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어 뭔가 대화가 되다만듯한 찝찝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을 해야 맞는걸까?

우리는 대충 이런 얘기를 나누며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그 원어민이 전방에 보이면 먼저 하왈유를 외치는건 어때? 그럼 대답 고민을 안해도 되잖아.”
“그 사람이 질문하는 동시에 ‘Good, thank you!’라고만 대답하면 예의에 어긋나나?”
“아니면 속사포로 ‘Good thank you, how are you?’라고 엄청 빠르게 읊는건 어때?”
“‘How are you’를 물었으면 대답을 듣고 가야지, 그냥 쌩-하니 가는건 또 뭐래?”
“그냥 원어민이 전방에 보이면 마주치기 전에 옆에 약국으로 들어가버릴까? 샛길로 새버리는거지.” 

수현이는 어린 학생들에게 영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강사이고, 나 또한 매일 외국인 고객을 상대하던 일을 해서 우리 둘은 기본적으로 영어 사용에 거부감이 없고, 꽤 제법 영어를 많이 공부한 축에 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우리가 외국인이 던진 기본적인 ‘인사’ 한 마디에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지 몰라 둘다 머리를 맞대고 대답을 찾아 헤메는 모양이 지금 다시 생각해도 웃기다. 20년 가까이 영어를 배웠고, 영어를 매일 같이 쓰고 있었는데.. 정말 별거 아닌 것이 사람 발목을 잡는다는 말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나는 수년동안 외국인 고객에게 매일같이 ‘How are you’를 던지며 안부를 물었지만, 내가 응대했던 외국인들과는 대부분 같은 자리에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현이가 겪은 당황스러운 장면은 개인적으로 한번도 겪은 적이 없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혹은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언어적으로는 나름 잘 사용하고 있더라도, 그 언어를 매일같이 사용하는 현지에서 문화적으로 언어를 습득하지 않았기에 우리에게 교과서에서 설명할 수 없는 상황별 표현 응용방식이 결여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런 부분이리라 생각됬다.

‘안녕하세요?’와 ‘How are you?’는 알고 보면 같은 말이다?

미국에 와서 보니 수현이가 그 때 궁금해했던 상황이 매일 같이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에 주민들, 길거리에서 지나치는 낯선 사람들, 갑자기 눈이 마주친 사람들 등 처음 보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차례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심지어 우리 아파트에 처음 이사왔을 때 내가 복도를 지나가며 핸드폰을 보고 있어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이 있어, 나도 이제는 그냥 복도에 누구든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고 인사를 건넨다. 이렇게 나는 매일같이 인사를 나누는 생활환경 속에서 1년 넘게 생활하면서, ‘How are you?’라는 문장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인사 역할을 한다는걸 깨닫게 되었다.

1) 내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될 때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것처럼 “잘 지내?”, “잘지내세요?” 라는 의미로 쓰인다.

A: How are you? 어떻게 지내?
B: Same old, same old. How are you doing? 늘 똑같지 뭐. 너는 잘 지냈어?

A: Hi! How’s it going? 안녕하세요, 잘 지내세요?
B: I’m ok, how are you? 그럭저럭 잘 지내요. 잘 지내세요?

A: So, how are you? 그래서 그간 어떻게 지냈어?
B: Good good. Busy with work & school. How about you? 학교랑 일때문에 바쁘지만 잘 지냈어. 너는?

2) 만약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이 표현을 들었다면

한국의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표현처럼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인사’로도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A: How are you? 안녕하세요~
B: Hi, how are you? 네, 안녕하세요~

A: How are you? | How’s it going? 안녕하세요?
B: Good(Great), how are you? 네, 안녕하세요~

A: Hey, how’s it going? 안녕하세요?
B: Hello!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라는 표현을 뜯어보면 ‘안녕’이란 뜻은 ‘아무탈 없이 편안함’, 영어로는 ‘well, peace’ 라는 뜻이고, ‘How are you’를 고대로 뜯어보면 ‘너는 어때?’ 라는 뜻의 문장으로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 컨디션등을 묻는 표현이다. 상대방이 잘 지내고 있는 지(=안녕한 지) 묻는 ‘안녕하세요’는 ‘상대방이 어떤 지’를 묻는 영어표현의 ‘How are you?’와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한국에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할 때 정말 상대방이 안녕한지 묻는 것 보다 단순 인사 표현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처럼 ‘How are you’ 라는 표현도 한국의 ‘안녕하세요’처럼 인사치레로 쓰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한국에서는 잘 지내고 있는지 묻는 표현이 따로 있지만, 영어표현에서는 ‘How are you’로 사용한다는 것을 기억하면 될 것 같다.

인사치레로 건넨 ‘How are you?’에는 간단히 대답하며 (보통 Good 혹은 Great으로 대답함) 이어 How are you?로 같이 물어주면 된다. ‘Good, how are you?’ 이렇게 말이다. ‘Good!’ 또는 ‘Great!’으로만 대답해도 상관은 없지만 되물어 주는게 좀 더 친근하게 들릴 수 있다. 나는 정신줄 놓고 있다가 사람이랑 마주쳐서 갑자기 인사하게되면 상대방이 ‘How are you’라고 물어도 그냥 ‘Hello!’ 라고 대답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대답해도 괜찮다. 만약 내가 먼저 ‘How are you?’라고 인사를 건네고 상대방이 ‘Good, how are you?’라고 물으면 이미 저 먼치 거리가 떨어져 있는 상황일테니 대답은 안해도 된다. 대답을 안해도 되는 이유는 정말 내가 잘 지내는지 묻는 뜻으로 쓰인게 아니라, 인사치레로 쓰인거니까 가능한 일!

TL;DR: 만약 한국이든 외국인든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How are you?’를 건네거나 상점에서 직원이 나에게 ‘How are you’로 인사를 건네면, 내가 잘 지내는지 묻는 질문이 아니고 그냥 인사치레로 한 말이니 당황하지 말고 간단한 인사말로 받아쳐주면 된다. 🙂


*Featured image courtesy of Freepik 1, 2

Ciena About Author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