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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실망한 태양의 후예?

새해에 적어도 한 달에 드라마 한 편, 책 한 권, 영화 한 편은 꼭 보기로 계획했었습니다.

특히 드라마 시청은 신랑이랑 같이 매일 저녁시간을 오붓하게 보내기에도 좋아 매일 실천하고 있어요. 퇴근하고 나서 밥먹고 따로 이것저것 하다보면 – 같이 무언가를 할 시간도 없이 – 저녁시간이 금방 훌쩍 지나가서 자야하는 시간이 되기 일쑤더라고요. 저녁먹고 같이 소파에 앉아 드라마 시청하며 서로의 감상평을 나누거나 다음 에피소드도 미리 그려보는 시간이 무언가 함께 하며 하루를 마치는 느낌이라 앞으로도 부부관계에 좋은 취미 혹은 루틴(routine)이 될 것 같아요. 주중에 퇴근 후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다고 느껴지시는 신혼 부부가 있으시다면 1일 1회 드라마 함께 시청하기를 추천드려요.

2017년의 첫 드라마로 선택한 작품은 2016년 안방을 뜨겁게 달궜다던 그 핫한 드라마 – 태양의 후예이었어요. (스포있으니 아직 안보신 분들은 여기서 멈추시길 바래요!) 외국드라마와 달리 간만에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드라마를 보니 이렇게 반갑고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건지 첫 화부터 한 11화까지는 정말 억지로 보았어요.

워낙 2016년에 큰 인기와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고, 송 주인공들이 이 작품을 통해 연기대상을 받은 걸 알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무슨 이유에서 대상을 받았을까 궁금해하며 끝까지 보려고 하루에 한 회씩 꼬박꼬박 시청했어요. 하지만 큰 기대와는 달리 매회 그려지는 주인공들의 밀땅과 (그냥 사랑하면 안되는건가요?!) 픽션을 넘어서 말도 안되는 장면들 (SNL도 저와 같은 생각인지 이에대해 풍자한 에피소드를 제작), 몰입된 감정을 산산조각 내는 주인공들의 외국어 발음 등, 정말 매일같이 보고 나서는 알 수 없는 짜증이 어디선가 밀려왔습니다. ㅠㅠ

그나마 11회부터는 사건들이 펑펑 터져 흥미로워지기 시작했지만 남주인공을 죽이며 시청자를 농락하는 작가의 의도에 저 또한 어김없이 빠져 펑펑 울다가 나중에는 분노하며 마지막회까지 결국 시청을 완료했다지요. 태양의 후예를 보고 실망했다는 글과 관련해서는 어느 인터넷 웹에서도 일언반구도 없었기 때문에 사실 이 글을 올리면서도 조심스럽긴 하지만 언론자유를 믿고 개인 블로그의 울타리 안에서 만큼은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싶어 적어봅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 있으시다면 코멘트 남겨주세요!

태양의 후예 – 경제효과 1조원 추정

원래 한국 드라마 밀땅 씬 많이 넣는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정말 간만에 봐서 그런지 저는 시청하는 내내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밀땅 완전 반대주의인 저로서는 앞으로 이런 드라마를 계속 보다가는 속병날 것 같습니다. 저는 전문 문화평론자가 아니라 저의 의견을 뒷받침할만한 전문적이고 신랄한 리뷰를 공유하지는 못하지만 일개 시청자 입장에서 본 태양의 후예는 결론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큰 성공을 거둔 대작이긴하지만 그 중심에는 아시아팬들을 겨냥하여 만들어낸 상업적인 팬(Fan) 드라마라는 느낌이 아주 짙은 작품으로 줄거리 및 전개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큰 실망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쁘게 장면을 담은 카메라 감독님들과 잔잔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한 연기자들은 명실공히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어요. 태양의 후예의 경제효과를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며 한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한 이 대박난 효자 드라마를 나만 보며 실망했나, 내가 문제가 있나 고민도 해봤습니다. 이건 과연 취향의 차이일까요?

“왜 한국드라마는 이렇게 밀땅을 많이 넣을까?”라는 질문에 신랑은 “사랑을 소재로 16회, 때론 20회까지 이야기를 뽑아내려면 어쩔 수 없는 설정아니겠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것 같기도 해요.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사랑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굳이 만들어 내자면 사랑 소재는 영화로만 만들어 내잖아요. 그만큼 여러 에피소드로 그려내는게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보통 사랑이 아닌 소재로 시리즈물을 만드는 미국드라마들은 어떻게 보면 소재에 차이는 있지만 또 전개되는 내용이 서로 비슷한 점도 많은 면을 보아 그냥 나라마다 드라마 특징의 차이라고 받아들이면 되면 간단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여하튼 태양의 후예가 끝나고 다음으로 볼 드라마로 사랑이 주 소재가 아닌 한국드라마를 찾다가 2013년에 TVN을 통해 방영되었던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DramaFever를 통해 시청하기 시작했고 어제부로 전편 시청을 완료했어요.

내용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남자 주인공이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 9개를 얻게 되면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인데 제가 그리 싫어하는 밀땅도 거의 없는데다가 막장드라마도 아니며, 시간여행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밀땅 싫어하시거나 막장드라마에 질리신 분들께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중반부 이후로 가면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전혀 예상할 수 없고, 결론 또한 한국드라마의 흔한 엔딩이 아닌 시청자의 몫으로 남기게 한 신선한 작품이었어요. 신랑은 나인이 본인이 본 한국드라마 중 손에 꼽히는 베스트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칭찬을 마르지 않게 하고 있는데 저도 동감하는 바에요. 나인에서 네팔을 배경으로 촬영한 에피소드들은 예전에 여행했던 네팔을 추억하게 해서 개인적으로도 더 흥미롭게 봤던 것 같아요.

아참, 최근에 한국에서 종방한 도깨비도 보고 싶은데 이 작품도 태양의 후예를 썼던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더라고요. 태양의 후예처럼 밀땅으로 팍팍 무친 내용이라면 보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질듯 합니다. 지나가다가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드라마 도깨비를 본 소감이나 추천 여부에 대해 코멘트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조만간 2016년도에 인기몰이였던 미국드라마 추천리스트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모두 힘찬 2월 보내고 계시길 바래요!


이미지 참조: 태양의 후예 – KBS,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 – TVN 

Ciena About Author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