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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 TIP: 당당히 두 살배기처럼 말하기

암기 위주의 의무 교육을 마치고 내 인생 처음으로 영어 스피킹 연습을 하기 시작했던 대학생 시절, 나는 영어 공부에 소위 미쳐있었다. 그 때 당시 하루 대화의 80%를 영어로 쓸 정도로, 영어 사용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매일 스피킹 연습을 했다. 그 전엔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던 나는 5개월이 지나고 정말 놀랍게도 외국인 교수와 거침없이 영어로 말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하지만, 짜릿한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나는 노력만 하면 원어민처럼 영어를 할 수 있을거라는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욕심때문에, 함께 영어 예배를 드리던 한국계 교포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엄청난 우을증에 걸려버렸다. 영어로 프리토킹이 가능해졌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문화가 섞인 농담은 이해가 안되는 것이 아닌가. 끝내 내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는 구나 좌절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된 우울증은 몇 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외국어의 원어민이 되고자 하는 생각일랑 하지도 말자

며칠 전 유투브 Bridge TV에서 김태훈 통번역사의 “원어민은 이렇게 되는 겁니다“라는 제목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의 골자는 원어민이 된다는 건, 그 나라에서 태어나 언어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등을 많이 접하고 배워 깊게 이해하는 것이기에 한국에서 자란 ‘한국어 원어민’이 ‘영어 원어민’이 된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하니, 과욕을 버리고 현실적인 목표 설정을 하라는 내용이다. 그렇다. 이미 우리는 한국어뿐만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모두 잘 이해하는 한국어 원어민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전 의무교육과정을 거친 한국어 원어민이 후천적인 노력으로 영어 원어민이 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다. 이 사실을 받아들인 후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게 나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애초부터 영어 원어민처럼 되고자 하는 욕심을 내지 않고, 내 목표를 좀 더 현실적으로 잡았다면, 내가 그렇게 몇년동안 우울해 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한번은 영어를 가르치는 유명 한국인 유투버들 중, 영어를 쓰는 국가에서 태어나 자랐거나 어린 나이에 영어권 국가로 이주를 간 사람이 아닌 유투버들의 영어 강의 동영상 몇 개를 뽑아 스티븐에게 들려주었더니 영어를 쓰는 원어민만 눈치챌 수 있는 미묘한 문법적인 오류가 여기저기서 들린다는 말을 하더라. 이처럼 수년간 영어를 직업으로 가르치고, 아무리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도 영어 원어민처럼 될 수는 없다. 그러니 원어민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접자. 문법적인 오류가 발생해도 의사소통을 할 줄 아는 수준으로도 충분하다. 살면서 모국어외에 다른 언어를 배우지 않거나 배울 기회가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모국어 외에 다른 언어로 기본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외국어 공부를 해봤던 사람들이라면 다 알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공부하고 연습하는 지를.

두 살배기라 생각하고 거침없이 일단 내뱉어 본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에서 요즘 만 세 살이 다되가는 벤틀리가 말이 엄청 늘었던데, 몇개월 전만해도 아기 벤틀리는 본인의 의사를 말로 다 전달하지 못해 손짓 발짓 다해가며 답답해 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스페인어가 그 몇개월 전의 벤틀리 수준 딱 그 단계이다. 어쩌면 더 낮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회사에서 멕시코 출신의 동료와 매일 조금씩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손짓 발짓 다해가며, 핸드폰이 주위에 있다면 사전도 쓰고, 없으면 또 없는대로 영어 단어랑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만큼 입에서 안나오고, 또 뇌속에 들어간 인풋도 아직 현저히 부족해서 내가 느끼는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입밖으로 아는 단어를 문장으로 만들어 용기내 내뱉어 보려고 노력한다. 배려심 많은 동료는 눈치코치껏 내가 하는 말을 캐치하려고 잘 듣고, 잘못된 표현은 고쳐주기도 하고, 심지어 내가 포기하고 영어로 말해버리는 때면, 핵심 단어 몇개를 던져줘서 내가 문장을 다시 말할 수 있게끔 이끌어 주기도 하는 정말 고마운 동료이다.

매일 다른 대화문을 말해보고 싶어서, 동료에게 말해주고픈 스토리 하나를 짤막한 문단 하나정도로 출근하기 전 사전을 찾아가며 작성해서, 그 내용을 외우며 출근한다. 예를 들면, 어제 퇴근하고 병원을 다녀왔다면, 다음 날 ‘어제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뭐라고 했는 지, 진료는 어떻게 진행되었는 지’의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10여년 전 영어 공부에 매진했을 때 실제로 사용했던 쓰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훈련하는 학습 방법중의 하나이다.

외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초급단계라면 “나는 두 살배기이다”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말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 막 언어를 배우는 어린 아이처럼, 오류를 범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말고 큰 용기를 내서 입을 떼보자. 외국어 실력이 향상하고 있다고 체감되는 건 시간이 걸릴 일이지만, 어제 버벅거렸던 문장도 여러번 말하다보면 어느새 입에 자연스러워져 술술 나올 때가 분명히 찾아 올 것이다. 배운 문법과 아는 단어양이 한정되어 있어 유창하게는 말하지 못하더라도, 그냥 아는 선에서 일단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막 말해보고 실수도 해봐야 스피킹 실력이 는다. 우리 모두가 어렸을 때 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한국어도 배우게 된 것이다. 답답한 감정이 드는 것도 당연히 받아들이자. 그 답답한 감정을 지렛대 삼아, 한번이라도 더 사전을 찾아보고, 더 나은 문장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노력을 매일 반복하면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게 되어 있다.

초급 단계에서 대화 중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문장들은 아래와 같다. 특히 2번은 언어를 배우는 애기들도 많이 묻는 질문인 “이게 뭐야?”와 비슷하다고 보면되는데, 초급단계에서 실력 향상을 위해 정말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질문이다.

1. 죄송하지만 다시 말해주실 수 있나요?
I am sorry, could you repeat that?

2. 이것은 영어로 뭐라고 불리나요? (사물이 눈 앞에 있을 때, 사물을 가리키며)
What is this called in English?

3. 날씨는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 (해당 단어를 손으로 가리킬 수 없을 때, 상대방도 두 언어를 다 아는 가정 하)
How can I say “날씨” in English?
What is “날씨” in English?

프리토킹이 어느 정도 되는 중-고급 단계라면, 외국어 원어민이 될 생각이랑 하지를 말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자. 실수를 해도 괜찮다. 결국엔 의사 소통만 되는 거 아닐까? 매일 조금이라도 외국어 공부를 하는 나에게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것을 잃지 말자. 나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


Featured images courtesy of Stephen Andrews, Kristin Brown on Unsplash

Ciena About Author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