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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미국에서의 첫 크리스마스

미국의 크리스마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오래간만에 일상 이야기를 전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저희 가족들이 지난 크리스마스 때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었는지 짧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이 데이트하며 선물을 교환하는 날이거나 기독교/천주교인들에게는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러 교회를 가는날로 생각되는데 미국에서는 온가족이 모여 선물을 교환하는 날로 추수감사절 이후로 큰 명절로 여겨지는것 같아요. 신기한건 한국에서는 성탄절 당일 아침에 예배를 드리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던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이브에 교회를 가고 성탄절 당일에는 교회를 가지 않고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낸다고 하네요. 서론은 여기서 각설하고 크리스마스 때 사진 보여드리면서 좀 더 얘기드릴께요!


크리스마스 당일,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전 날,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들을 크리스마스 나무 아래에 하나둘씩 쌓아두고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혹은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에 모여서 선물을 개봉한다고 해요. 저희 시댁에서는 크리스마스 당일 점심에 개봉을 했어요. 어떤 선물이 자기 선물인줄 알까 미국 영화보면서 늘 궁금했는데 각 선물마다 포장지에 누가 누구에게 선물하는지 쓰여져 있어서 알아보기 쉬웠어요.

선물은 가정마다 주는 방식이 다른데 대게는 비싸지 않은 작은 선물들을 여러개 준비해서 주거나 혹은 저렴하지도 혹은 비싸지도 않은 적절한 가격선에서 선물 하나를 주기도해요. 아이들이 있어 모두 챙겨주기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가족당 선물 하나를 선물하기도 합니다. 또, 가족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비밀의 산타(Secret Santa)라고 해서 추수감사절 때 마니또 처럼 이름을 뽑아서 그 사람에게만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나 해주는 식으로 하기도 해요. 이번 크리스마스 때 저희 부부가 받은것들은 가족사진 액자, 담요, 수건, 초콜렛, 불루투스 스피커, 겨울장갑, 파우치, 아이폰 충천용 케이블, 팝콘 쿠폰이었어요. 소소하지만 다양한 선물 뜯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요! 시할아버지께서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인 (1920-1940년대)때에는 과일이 귀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들에게 벽난로에 달려있는 크리스마스 대형 양말에 여러가지 과일을 선물 받았다고해요.

저희 부부는 각 사람 혹은 가족당 20-30불선으로 예산을 정한 후에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물건을 준비했어요. 커피포트가 따로 없어 물을 전자렌지에 돌려 드시던 시부모님께는 커피포트를, 먹을걸 좋아하는 (특히 매운것, 그리고 참치 킬러인) 아주버님께는 한국식 가공식품을, 둘째 시누이 가족에게는 보드게임을, 이사한지 얼마 안된 첫째 시누이에게는 수납형 작은 의자를 선물했어요. 그리고 시할아버지들께는 고민고민하다가 크리스마스 카드만 전해드리는걸로 결정했었어요. 저에게는 이번 크리스마스 첫번째 크리스마스이기도 했고, 가족들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선물 선택은 모두 신랑이 했답니다.

아참, 그리고 이건 며칠 전까지 몰랐던 사실인데 크리스마스 선물 외에 따로 시댁 어른들이 저희에게 돈을 부쳐주신거 있죠. 양쪽 시할아버지, 시부모님 그리고 큰 시누이까지 저희 부부 통장으로 돈을 넣어주셨더라고요. 시부모님도 양측 시할아버지들께 돈을 받으셨고요. 우리 시댁에서만 이렇게 하는지, 아님 다른 미국 가정들도 어른들이 자식들에게 돈을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덕분에 추가로 구입해야 할 가구들을 사는데 쓰일것 같아요.

여기서 한가지 더 한국과 다른점은 – 예전글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미국에서는 어른들께 명절이든 생일이든 자식들이 돈을 드리면 기분 나빠한다는거에요. 물론 중산층 이상의 경우만 그런것 같지만, 미국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돈을 받는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고해요. 단, 기프트 쿠폰(Gift Coupon)을 드리는건 괜찮다고 하네요.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음식을?

추수감사절에는 모든 미국의 가정들이 비슷한 음식을 먹는데 반해, 크리스마스 때에는 가정마다 다른 음식을 해먹거나 아님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대요. 특히 중국식 음식을 가족 전통으로 매해 크리스마스 때 먹는 집들이 그렇게 많더라고요. 저희 시댁에서는 오븐에 구운 소고기 (Roast Beef)를 먹었어요. 디저트로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시어머님표 호박파이와 생크림을 먹으며 카탄 보드게임을 가족들과 했지요.

디저트를 좋아라하는 식구들이 많아서 어머님은 이번에도 디저트를 여러개 준비하셨어요. 호박파이와 체리 크림파이는 어머님이 직접 전 날에 만드시고, 맨 오른쪽의 복숭아 파이는 마트에서 사오셨더라고요. 이 파이들은 이틀만에 모두 동이났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영화를?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영화하면 ‘나홀로 집에’가 떠오르듯이,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매년 빠지지 않고 방영되는 영화가 바로 “It’s a wonderful life” (한국판 명: 멋진 인생)이에요. 1946년에 만들어진 130분짜리 영화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방영이 되어 가족들끼리 모여서 같이 봤습니다. 저녁 8시에 시작해서 두시간 넘게 시청하고 나서는 모두 졸음이 몰려와 잠자리로 해산했다지요.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 알려드리고 싶으나 아직 안 본 분들을 위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ㅎㅎ 오래된 영화이지만 삶의 교훈을 주는 영화.. 저는 재미있게 봤어요. 아직 안보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미국에서의 첫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가장 먼저 한국과 비교했을때 선물 문화가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시댁 부모님께 2만원자리 커피 포트를 선물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음식을 선물한다는건… 저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남편이 선택한거니 그냥 내비두었어요. 한국에서는 성인이라면 보통 부모님 혹은 시부모님께 나름 고가의 선물을 하잖아요. 하다못해 백화점에서 화장품 세트나 브랜드 지갑, 또는 현금 두둑히 챙겨야 “선물잘했다” 라는 이야기를 듣는데, 미국에서는 소박한 선물을 해도 괜찮은 분위기인것 같아요. (저희야 부담이 덜 들어 좋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생각 안하지만 저는 내심 저희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실망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가족들 모두 좋아했답니다. 그래도 올해는 저도 취직을 해서 크리스마스 때 가족들에게 좀 더 챙겨주고 싶어요. 한국에 계신 부모님 생신과 어버이날도 챙겨 드릴려면 결론은 열심히 구직생활을 해야하겠네요 ^^;

저희에겐 10만원도 안들게 시댁가족들 선물을 준비했던 소소한 크리스마스였는데, 너무 받기만한 것 같아 한켠으로는 죄송한 느낌도 들었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큰 명절이었어요. 올해엔 저도 취직도 하고 그러면 좀 더 여러가지로 재미있거나 유용한 작은 선물들로 가족들께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봐요. 그러고보니 할로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까지, 미국의 명절은 연말에 다 몰려있네요. 다음 시댁에 방문할 때는 부활절인 4월이나 되어야 가능할것 같은데 그때까지는 한동안 시댁 포스팅은 조용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시댁에 갈 때마다 저희의 이쁨을 한껏 받는, 하지만 이젠 한동안 못 볼 시부모님의 강아지인 엘리 사진 올리며 포스팅 마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코멘트도 남겨주세요~! 🙂


Movie Image courtesy of Script Shadow

Ciena About Author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