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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전 꼭 알아야하는 안전 문제

3년 전, 어느 평범한 날의 환한 대낮.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내 앞에서 차를 세웠던 남자가 있었다. 평범한 인상을 띈 40대 정도로 보이는 백인 남성. 그는 환한 미소와 친근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건넸다.

“커피숍 드라이브 드루를 나오면서, 너가 저만치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걸 보았어. 목적지까지 가는데 늦은거라면 내가 태워줄 수 있는데… 내가 데려다줘도 될까?”

알바 트레이닝 시작 시간에 자칫하면 좀 늦을 것 같아서 버스정류장으로 뛰고 있던 나를 보고 그가 건넨 말이었다. 주말이라 버스 연결시간이 길기도 하고, 미국에서 처음 갖게 된 알바자리에 시작부터 늦는다는 인상을 주기 싫었기 때문에 그의 제안을 받는 순간, 그 짧은 순간(한 3초?)에 고민을 살짝 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유괴가 되는 거겠지’라는 생각이 곧 이어 번뜩 들었고, 정중히 거절했다. 그날 저녁에 이 얘기를 신랑에게 했을 때 신랑이 얼마나 격분하던지. 그 사람을 따라갔으면 유괴되는 거는 물론이고, 성폭행을 넘어 살인에, 오지에 생매장까지 당할수도 있다는 어마무시한 얘기를 했던 신랑.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얼마 전 우연히 유투브에서 본 범죄 다큐에서 나오는게 아닌가. 대략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Kidnapping and murder of Yingying Zhang

2017년 6월,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객원 연구원이었던 중국출신 재원인 Yingying Zhang(이하 잉잉)이 하루 아침에 실종되었다. 약속 시간에 늦은 잉잉은 대낮에 캠퍼스 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가 누군가의 차에 타고 유유히 사라지며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과 FBI까지 동원되었지만 저화질 CCTV 영상에서는 차량번호 확인이 어려워 수사는 오리무중이 되나 싶었는데… 대학교 캠퍼스의 한 경찰관의 예리한 관찰로 실마리가 풀려 갔다… 자칫하면 실종사건으로 마무리 되었을 법했던 케이스가, 비록 시신은 쓰레기 매몰지에 유기되어 찾을 수 없었지만,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범인이 여자친구에게 잉잉의 살인을 자백하는 녹음파일이 증거자료로 제출되어 살인으로 종결이 났다. 살인범은 Brendt Christensen이라는 백인 남성으로, 동대학 박사과정 학생이자 조교였다. 2년여동안 진행된 재판 끝에, 그는 종신형을 받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낯선 사람의 차에 타면 절대로 안된다

한국에서 어린 자녀에게 부모님이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절대로 안된다는 말을 해주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안전에 관련하여 늘 당부하는 두가지 사항이 있다고 한다.

첫째, 낯선 사람과 얘기하지 말 것
둘째, 낯선 사람 차에 절대로 타지 말 것

외국 땅에서 일어나는 이런 범죄 다큐를 보면 이런 일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계 어딜 가든 좋은 사람들도 많지만 나쁜 사람들도 꼭 있기 마련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대중교통이 보편화 되어있지 않은 미국의 중소도시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중에는 정착기 초반에 자가용이 구비 되기 전에는 차가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아 장도 보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일도 분명히 있을텐데, 아무리 동대학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이의 차에 절대 절대 절.대.로 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한국에서도 낯선 사람의 차를 타면 안되지만, 땅덩이가 큰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남의 차를 탈 일이 더 많을 테니까 더욱 더 경계를 하고 조심해야 한다. 타지인으로 보일 수록 범죄의 타겟이 될 확률이 높다. 인종이 다양한 미국이라도, 꾸미는 외형의 스타일로 딱 봐도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을 구분이 가능한 경우가 흔하다.

가끔 그때 버스정류장 이야기가 대화에 오를 때면 신랑의 눈빛에선 슬픔이 비친다. 그때 내가 그 낯선 사람을 따라 갔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추억도 전혀 만들지 못했을거라며. 나도 그때를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밤이든 낮이든 – 늘 주위를 경계하고, 내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한다.

잉잉의 안타까운 죽음은 미국 ABC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 영상과 관련 기사로 전해졌다. 위에 올린 동영상은 다큐멘터리의 일부인데, 전체 영상(1시간 20분)은 여기 ABC 방송사 웹사이트 링크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Featured image courtesy of Andrew Neel on Unsplash
내용 참조: Wikipedia, ABC

Ciena About Author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