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의 한국어 정복기 – 에피소드 2: 음식포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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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새로운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간만에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니 문득 머릿속에 예전에 들은 에피소드 하나가 떠오릅니다. 신랑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있었던 일인데, 당시에 전 이 얘기를 듣고 박장대소했었어요. 나중에 친해졌을 때에는 이 얘기가 나올 때 엄청 놀리기도 했었는데, 학교에서도 배운적이 없는 완전 생소한 외국어 공부가 이렇게 어려운건지 그땐 몰랐었어요… 당시에 아기 걸음마 걸음단계로 배우던 외국어가 없었기 때문에 크게 와닿지 못한것 같아요. 다시 외국어를 배우겠다고 펜을 잡은 요즘은 그 때의 제가 참 부끄럽습니다.

에피소드2. 음식포장 편

2012년 봄, 한국에 얼마 온 지 얼마 안된 스티븐은 퇴근 후 집 앞 김밥천국에서 혼자 저녁을 먹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허기가 졌는지 그는 욕심을 좀 더 부려 치즈돈까스에 참치김밥 두 줄도 시켜봅니다. 든든하게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김밥이 좀 남았네요. 남은 음식을 싸가는게 흔한 미국에서 온 스티븐은 남은 김밥을 집으로 싸가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곤 그는 사장님을 불렀습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된 스티븐은 나름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아직 입문자 단계입니다. 과연 한국어초보 스티븐은 사장님께 뭐라고 했을까요? 참고로 그는 아직 ‘포장’이라는 단어도 모르고, ‘싸가다’라는 단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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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이 김밥, 집에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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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있게 말한 스티븐의 말을 사장님은 한큐에 알아들으시고는 남은 김밥을 가져가서 포장해주셨답니다. ㅎㅎㅎ

이 얘기를 (어설픈 스티븐의 한국어 발음과 함께) 들었을 때 눈물 날 정도로 웃겨서 웃었는데…..지금 누군가가 “남은 김밥을 포장해주세요”를 지금 제가 배우고 있는 외국어로 말해보라고 하면, 완벽한 문장이 뭔지 감도 안잡히거니와 그렇게 박장대소하고 웃었던 “이 김밥 집에 가요”라는 표현조차도 못만들어내겠더라구요. 저는 아직 월, 숫자, 요일 이런거 배우고 있는 단계라 동사는 손에 꼽힐 정도로만 배웠고, ‘가다’ 또는 ‘포장하다’등은 아직 배우지 못했어요. 이런 저에 비하면 아마 스티븐도 저와 비슷한 기간만큼 한국어를 공부했었을텐데 지시대명사도 알고, 조사도 쓰면서 전체적으로는 이상한 문장으로 들리지만, 맥락은 다 통하고 원하는 바를 전했으니 저 보다 훨씬 낫던 것 같습니다.

난생 처음 듣도보도 못한 단어자체를 입에 자연스럽게 익힐 정도로 외우기 위해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 외국어 공부 입문자 단계에서는 평소에도 쉽지 않은 외국어 공부가 특히 더 어렵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벌써 세번이나 독학하다가 매번 한달도 안되서 때려쳤었어요 포기했었어요. 이번에는 책말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배우고 있긴한데 얼마나 갈련지 모르겠네요. 난생 처음듣는 단어를 체화시키고자 꾸역꾸역 계속 큰 소리로 발음하며 외우고 있는데 정말 쉽지 않네요. 또 포기할 가능성이 있으니…ㅋㅋ 나중에 중급정도 레벨이 되면 그때 가서 어떤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지, 그 공부 과정을 공개하겠습니다.. ㅡ.ㅡㅋ

혹시 주변에 외국어 공부를 시작한 친구나 가족들이 있다면 열렬히 응원해주세요… 특히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외국인 친구 또는 가족이라면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인내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거나 스피킹 연습이 되도록 말동무를 해주시면 상대방이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이 땅에 외로운 싸움을 하며 외국어 공부를 하고 계신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아- 그리고 저는 스티븐에게 진심을 다해서 사과했습니다…그 때 놀려서 미안하다고…

 

 

사진출처: 김밥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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